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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과 신앙 [오디오]로 들으시려면 클릭하세요. 며칠 전에 시내 백화점에 가서 에스프레소 커피 제조기를 하나 구입했다. 가격은 5만원정도로 그렇게 비싸지 않은 수동식 제품이었다. 원래는 전자동식 에스프레소 커피 제조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예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아내와 함께 시내 백화점에 다른 볼 일로 가는 참에 마음먹고 수동식 제품을 하나 구입하게 된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스타벅스에 갈 때 마다 카운터 너머로 훔쳐보던 배리스터들의 능숙한 솜씨를 흉내내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어 보았으나 완전한 실패였다. 커피점에서 배리스터들이 하는 것을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았는데 막상 직접 해 보니 전혀 엉뚱한 커피 맛이 나왔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기계 탓일까? 커피 탓일까? 아니면 솜씨 탓일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원인을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 놓은 아까운 커피를 버릴 수 없어서 아내와 함께 우리들의 실수(?)를 농담 삼아 쓴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을 누렸다. 아내는 결혼 때부터 커피를 좋아했지만 나는 커피 보다는 녹차나 중국차를 좋아했다. 아내가 커피를 마시면서 맛있다는 말을 할 때마다 몇 모금 훔쳐 먹어 보았지만 그 때는 커피의 맛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든 내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스타벅스 커피회사의 창설자인 하워드 슐츠의 자서전을 읽고 나서 부터이다. 그 때 나는 대기업의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나의 일중 하나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한 차례씩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강연회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의 주제가 될 만한 것을 찾아서 신간서적을 눈여겨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하워드 슐츠의 자서전을 읽게 된 것은 한갓 커피 판매점에 불과한 회사가 어떻게 포브스 10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세계적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슐츠 회장의 자서전을 읽고 난 뒤 그의 경영철학과 스타벅스라는 회사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스타벅스의 기업 정신이 ‘정직, 성실, 창의성’이라는 것을 알고 그 회사의 급성장의 비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커피 매장에 근무하는 파트타임 직원들에게까지 우리 사주를 나누어 주는 슐츠 회장의 상생의 경영철학은 인간적으로 그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도록 만들어 주었다. 나는 임원회의에서 특강을 해 줄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 그 책을 번역한 분을 지하철 압구정동역 앞에 있는 스타벅스 가게에서 만났다. 그 곳은 내가 처음으로 방문한 스타벅스 가게였고, 그 곳에서 처음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그 때 그 분이 추천한 커피는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였는데 얼음을 빙수처럼 잘게 갈아서 에스프레소 커피와 단풍나무 시럽을 함께 넣어 만든 것이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커피하면 사무실에서 손님들에게 접대할 때 사용하는 일회용 커피나 맥심과 같은 냉동커피 만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날 스타벅스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는 커피에 대한 나의 지평을 완전히 새롭게 열어 주었다. 그 때 이후 나는 스타벅스의 열렬한 팬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임원회의 때 그 분을 초청해서 특강을 하려던 계획은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올해 4월로 19년이 지났다. 이제 내년 이면 결혼 20주년이 된다. 몇 주 전 교회성도들과 서로의 결혼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혼 20년이면 은혼식이 된다는 한 성도의 말에 깜짝 놀랐다. 결혼 20년이 금방 지나 간 것 같았는데 벌써 은혼식이라니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 편으로 결혼 20년을 큰 문제없이 살아 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고, 남은 결혼생활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지는 것을 느꼈다. 아내와 내가 큰 다툼 없이 오랜 결혼생활을 지탱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앙생활은 우리 가족의 가장 중요한 삶의 일부분이다. 우리 가족의 삶은 예수님과 교회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우리부부에게도 때때로 큰 문제가 생겼지만 그 때마다 주님께로 나아가 그 문제를 해결했다. 한 번은 아내가 너무 미워서 견딜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주님께로 나아가 간절히 기도드리는 데 주님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 15:12)라는 말씀을 통해 나를 권면해 주셨다. 그 말씀을 통해 이기적인 나의 생각과 태도를 회개하고 아내를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신앙생활 외에 스타벅스 커피를 통해 아내와 나는 공통점을 한 가지 더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좋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서로 좋아하는 커피를 시켜 놓고 그 온기를 느끼면서 교회일, 아이들 키우는 일, 친구들 일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시간이 지나간다. 원래 나는 말이 적은 편인데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말이 많아진다. 아내는 카라멜 마키아토를 좋아하고, 나는 커피 더블샷을 좋아한다. 이제 에스프레소 기계를 구입했기 때문에 스타벅스에 갈 기회가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솜씨가 부족해서 스타벅스의 커피가 그리워지지만 조만간 직접 만든 에스프레소 커피가 특별한 맛을 낼 것으로 믿는다. 오늘도 직접 만든 카푸치노 커피를 아내와 함께 나누어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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